디지털 노마드라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자유롭게 여행하며 일한다’는 이미지를 넘어서, 자기만의 리듬과 소비 패턴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장기 체류를 계획할 경우,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생활비’입니다. 수입은 고정되어 있지만, 소비는 장소와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한 달 살기를 계획하며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식비입니다. 하루 세 끼를 외식으로 해결한다면, 한 달 식비는 순식간에 수백만 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가지 실험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바로 ‘한 끼 5천 원 이하’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한 달 동안 실제로 생활해보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 선택, 식사 전략, 현실적인 팁, 실패와 성공 사례까지 자세히 공유하겠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며 비용을 절감하고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유지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도시 선택 – 물가와 인프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첫 번째 조건은 물가입니다. 한 끼 5천 원이라는 예산이 무의미해지지 않으려면 기본적인 외식비나 장보기 비용이 적정 수준이어야 합니다.
제가 선택한 도시는 태국 치앙마이였습니다. 치앙마이는 전통적으로 디지털 노마드들이 많이 모이는 도시로, 와이파이 환경, 저렴한 숙소, 협업 공간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특히 시장이나 로컬 식당에서는 4060밧(한화 약 1,5002,500원) 사이의 식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산 내 생활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도시 자체가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언어 장벽도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물론 이 실험은 치앙마이뿐 아니라 베트남 다낭, 인도네시아 발리, 조지아 트빌리시 등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식비 전략 – 세 가지 원칙으로 운영했습니다
한 끼 5천 원 이하로 식비를 유지하려면 단순히 “싸게 먹겠다”는 의지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제가 정한 3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루 한 끼는 직접 요리하기
현지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야채, 계란, 쌀, 국수를 저렴하게 구입해 간단한 요리를 했습니다. 계란 프라이, 볶음밥, 라면에 채소 추가 정도로 간단히 해결하면서도 영양을 챙기려고 노력했습니다.
로컬 식당 이용하기
외국인 대상 식당이 아닌, 현지인이 자주 가는 로컬 식당을 중심으로 다녔습니다. 치앙마이에서는 카오만까이, 팟타이, 쏨땀 같은 메뉴가 40밧 정도로 저렴하면서도 맛이 뛰어났습니다.
길거리 간식은 최대 1회만 허용하기
길거리 음식은 저렴하지만 여러 번 사먹다 보면 결국 지출이 커지기 때문에, 하루 한 번만 먹기로 규칙을 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코코넛 팬케이크나 생과일 주스 같은 것들을 하루에 한 번만 즐겼습니다.
한 달 예산 정리 – 총 식비는 얼마였을까?
제가 한 달간 생활하며 기록한 식비 총액은 약 168,000원이었습니다. 1일 평균 약 5,600원이었고, 세 끼 중 한두 끼는 직접 요리하거나 시장에서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때로는 예산을 초과한 날도 있었지만, 그다음 날은 더 절약해 전체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아래는 간단한 예산 정리입니다.
- 주 1회 마트 장보기: 6,000원 x 4회 = 24,000원
- 로컬 식당 식사: 평균 2,000원 x 45회 = 90,000원
- 간식 및 커피: 평균 1,000원 x 30회 = 30,000원
- 예비비 및 조미료 등: 24,000원
총합: 약 168,000원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태국 치앙마이 기준이며, 다른 지역의 경우 물가 차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예산이 아니라 패턴의 관리였습니다.
음식 만족도 – ‘싸다고 나쁜 음식’이라는 편견은 틀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가 식사는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나라가 그렇진 않겠지만,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동남아 지역은 오히려 저렴하면서도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들이 많습니다. 카오팟(볶음밥)은 다양한 채소와 함께 조리되며, 국물 음식에는 생강, 고수, 라임 등이 들어가 향과 면역력에 도움을 줍니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야채 위주의 메뉴를 선택하고, 단백질도 적절히 섭취하면 건강 문제없이 생활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한 달 동안 저의 체중은 오히려 1.5kg 감소했고, 속이 더 편해졌습니다.
한계와 극복 – 때로는 외로움과 유혹이 어려움이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물리적인 비용 절약보다 심리적인 유혹이었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외식을 하거나, 새로운 도시에서 흥미로운 식당을 보면 예산을 넘어서는 유혹이 생깁니다. 그럴 땐 하루 예산을 넘기더라도, 다른 날 더 절약하거나 한 끼를 생략하는 방식으로 전체 균형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매주 1회는 ‘예산 없는 자유 식사’를 허용하여 스트레스를 최소화했습니다.
이처럼 유연한 규칙을 설정하는 것이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이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의 식비는 ‘돈’이 아니라 ‘전략’의 문제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로 한 달 살기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제한된 예산 속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건강한 식생활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돈을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전략과 계획입니다.
한 끼 5천 원 이하라는 목표는 단지 숫자가 아니라, 삶을 더 단순하고 명확하게 바라보게 해주는 도전이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저는 더 깊이 있는 소비 습관을 배우게 되었고, 장기적인 디지털 노마드 생활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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